"성벽 곁에 선 집 (House Standing by the Fortress Wall)"
Overview
북악산과 인왕산이 맞닿는 부암동 성벽 길, 그 깊숙한 골목 끝에 담백하면서도 단단한 인상을 지닌 'B338 House'가 자리합니다. 은퇴한 부부가 꿈꿔온 두 번째 삶의 무대가 된 이 집은 30년 된 노후 주택을 리노베이션한 결과물입니다. 화려한 장식으로 시선을 끄는 대신 '담백한 위엄'을 선택한 이 집은, 도심 속 주거이면서도 산속 별장처럼 고요합니다. JtKLab은 기존 건축의 맥락을 존중하되 불필요한 요소를 덜어내고, 그 자리에 시간과 풍경을 온전히 담아내는 그릇을 완성했습니다.
Design Strategy
- Framing the Context (풍경을 들이는 창): 거실의 큰 통창은 북악산과 인왕산, 그리고 성곽의 흐름을 한 폭의 그림처럼 담아냅니다. 시야를 방해하는 요소를 철저히 배제하고 창의 위치와 비율을 정교하게 계산하여, 실내에 앉아있으면 마치 자연 속에 머무는 듯한 평온함을 선사합니다.
- Logic of Random Grid & Hidden Gutter (기능이 만든 미학): 건축의 순수한 매스(Mass)를 위해 외부에 드러나는 선홈통을 없애고, 지붕과 외벽 끝선에 'ㄷ자형 우수관(U-shaped Gutter)'을 설치했습니다. 이는 빗물을 효율적으로 제어하고 유지보수의 편의성을 확보한 디테일입니다. 외벽의 '랜덤 그리드' 패턴은 단열 보드의 이음매 갈라짐을 방지하는 기능적 해법이자, 입면에 리듬감을 주는 디자인 요소입니다.
- Invisible Details & Flow (보이지 않는 배려): 마이너스 몰딩, 라인을 맞춘 매립등, 섀도 갭(Shadow Gap) 등 모든 디테일은 철저히 숨겨져 공간을 더욱 넓고 정돈되어 보이게 합니다. 보일러실이었던 공간을 전이 공간으로 바꾸어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느슨하게 풀어낸 동선 설계가 돋보입니다.
- Structural Accent (구조적 위트): 구조 보강을 위해 설치한 내부 기둥에 과감한 오렌지 컬러를 입혀, 차분한 오프화이트 톤의 공간에 선명한 생동감을 불어넣었습니다. 기능(구조)을 감추기보다 디자인 요소로 승화시키는 JtKLab의 위트입니다.
- Skylight (빛의 연출): 2층 침실과 화장실 천장에 낸 천창(Skylight)은 깊숙한 공간까지 자연광을 끌어들이며 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낮에는 햇살을, 밤에는 별을 볼 수 있는 감성적인 휴식을 제공합니다.
Key Features
- Renovation: 30년 된 노후 주택의 구조 보강 및 현대적 단열/방수 성능 개선.
- Material: 스페인 Cement Design 외장재, 칸스톤 주방 상판, 원목 마루 등 질감이 살아있는 소재.
- Functional Detail: 매스 보존과 유지보수를 위한 ㄷ자형 히든 우수관 및 랜덤 그리드 외벽.
- Minimalist Design: 무몰딩, 히든 도어, 매립 조명 등을 통한 시각적 노이즈 제거.
Article Info
Magazine: Maison Marie Claire Korea
Editor: Moon Hye-jun / Photographer: Lim Tae-jun
JtKLab Philosophy : On Renovation
"The Aesthetics of Subtraction & Logic" (덜어냄과 논리의 미학)
B338 House 프로젝트에서 JtKLab이 집중한 것은 '무엇을 더할까'가 아니라 '무엇을 남기고, 어떻게 해결할까'였습니다. 강정태 소장은 "설계자는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들 필요가 없다. 오히려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 위에 조용히 개입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 배경이 되는 건축: 집은 그 자체로 주인공이 되기보다, 창밖의 성곽과 산, 그리고 거주자의 삶을 돋보이게 하는 배경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풍경과 경쟁하지 않는 담백한 건축을 지향합니다.
- 이유 있는 디테일: 외벽의 랜덤 그리드와 ㄷ자형 우수관처럼, JtKLab의 디자인에는 장식적인 이유보다 기능적이고 공학적인 이유가 선행합니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지점을 디자인 언어로 미리 해결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디테일'입니다.
- 보이지 않는 곳의 정성: 진정한 미니멀리즘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설비와 기능을 정교하게 정리하여 눈에 보이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쉽게 포착되지 않는 선과 면의 만남, 빛의 흐름을 조율하는 일에 공을 들일 때, 공간은 비로소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편안한 안식처가 됩니다.